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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민일보] 달콤한 빵을 구워요... 사랑을 나누어요
작성자 newlifechurch
작성일자 201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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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은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를 표현하는 기독교의 대표적 절기 중 하나다. 기독교의 감사는 이웃 사랑과 나눔으로 연결된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의 손을 잡아주며 사랑의 빵을 전하고 있는 작은 교회를 방문했다.

매주 2000개 빵 만드는 비결은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의왕 오전로 새생명교회. 상가건물 5층에 있는 교회 문을 열자 갓 구운 빵 냄새가 진동했다. 매주 목요일은 교회가 ‘빵 사역’을 하는 날이다. 20평(66.1㎡) 되는 교회 베란다에서는 빵을 만드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이오복(59) 새생명교회 목사 등 빵 생산팀 5명은 하얀 가운을 입은 ‘제빵사’로 변신했다. 이 목사는 오븐에서 카스텔라들을 꺼내고 있었다. 그는 “카스텔라 한 개에 거의 영양란 1개가 들어간다”면서 “카스텔라는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식사 대용으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생산팀은 밀가루에 달걀과 설탕 등을 넣고 골고루 반죽한 뒤 틀에 넣어 오븐에 굽는 작업을 수차례 반복했다. 카스텔라와 곰보빵, 파운드케이크 등을 만들었는데 파운드케이크에는 아몬드를 듬뿍 뿌렸다. 빵 반죽이 들어있는 틀들은 오븐에 수십 분 있다 나온다. 생산팀은 매주 목요일이면 이른 새벽부터 나와 빵 사역을 준비한다. 매주 빵 2000여 개를 제작하려면 빵을 굽는 작업만 10여 차례를 해야 한다.

많은 빵을 만들려면 성도들의 협업이 필요하다. 성도들과 지역주민 25명이 생산팀과 포장팀, 배달팀, 주방팀으로 나뉘어 각자의 임무를 수행한다. 주방팀은 봉사자들을 위한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교회 친교실에서는 9명의 포장팀원이 빵을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있었다. 익숙한 손놀림에 깜짝 놀랐다. 포장 속도가 빨랐다. 포장지에는 ‘행복한 빵’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지역주민인 이순희(76) 권사는 “서울에 있는 성복교회에 출석하는데 지역교회가 의미 있는 사역을 한다고 해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혼자 하면 힘들지만 함께하니 즐겁다”고 말했다. 만삭의 정선미(35)씨는 사역 초기부터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정씨는 “봉사를 하면서 성도들과 교제하니 편안하고 즐겁다. 태교에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주노동자를 위해 시작된 빵 사역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에 소속된 이 교회의 빵 사역은 2007년에 시작됐다. 개척 초기 이 목사는 어느 날 새벽 인근 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을 만났다. “가까이 다가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었더니 ‘배가 무척 고프다’는 거예요. 안타까운 마음에 슈퍼에서 빵을 사다 줬던 적이 있습니다. 이후 교회 한 쪽을 빵 공장으로 개조해 외국인노동자를 비롯한 소외 주민들에게 직접 만든 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빵 사역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소외 이웃들에게 빵을 전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이 목사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청소년들이 카스텔라 외에도 다양한 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식빵과 단팥빵, 파운드케이크 등 빵 종류가 다양해졌다”고 귀띔했다.

교회는 2015년 이 사역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사단법인 나눔행복을 설립했다. 현재 보육원 경로당 병원 등 20개 기관과 70여 가정에 매주 2000여개의 빵을 배달한다. 성도들은 빵을 배달하면서 나눔의 기쁨을 경험한다.

이 목사는 “식사를 거르던 어르신들이 빵을 받고 반가워하며 식사하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찡하다”며 “봉사자들의 손을 꼭 잡고 고맙다면서 손편지를 주는데, 우리가 이 사역을 멈출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전문성을 가지고 봉사하고 싶어 제과제빵 자격증을 취득했다. 초창기부터 봉사한 윤선의(59) 집사도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생산팀 3명은 제과제빵 학원에 다니며 공부했다. 윤 집사는 “봉사하기 위해 매주 시간을 비워야 하는 등 내려놓아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봉사하고 나면 뿌듯하다. 다른 성도들과 함께하니 힘들지 않다. 봉사 시간을 내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산팀 김종석(68) 장로는 “이웃을 섬길 수 있는 목요일을 기다린다. 나이 들어 제빵사 자격증 취득은 힘들어 포기했지만 학원에서 열심히 배웠다”며 활짝 웃었다.

10년 이상 된 빵 사역으로 교회는 지역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 목사는 지난달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나눔문화 확산 표창’을 수상했다.

지역사회에 본이 된 작은 교회의 헌신

교회에서 매주 대량으로 빵을 굽는다고 하니 큰 교회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새생명교회는 80∼90명 성도가 출석하는 작은 교회다. 한 달에 빵 8000여 개를 굽는 데 드는 예산은 500여만 원. 매년 빵 사역에 교회예산 3분의 2를 쓸 정도다. 그야말로 빵 사역에 ‘올인’한다.

예산이 빠듯할 때가 많지만 한 번도 예산이 없어서 멈춘 적이 없다. 하나님이 채워주시는 기적을 경험한다. 성도들은 10년 이상 지역을 섬기는 이 사역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빵을 만드는 봉사뿐 아니라 물질로도 헌신한다.

이 목사의 기도 제목은 사회적 기업을 통해 이 사역을 더욱 힘 있게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 교회 베란다를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제빵 시설이 오래됐고 작업실 규모가 협소해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 목사는 “빵을 만들 때 달걀이 꼭 필요한데 ‘계란 파동’이 안 일어나도록 언제나 기도한다”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 목사는 이 사역에 성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것이 고맙다고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10년 이상 성도들과 이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이 사역은 예수님의 사랑을 지역에 전하는 것입니다. 감동은 작은 배려에서 시작되며 상대방의 편의와 필요를 먼저 생각해 줄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언제든지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의왕=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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